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안타깝고 슬퍼요. 웃기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되나,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샘 오취리가 지적한 해당 사진은 지난 3일 의정부고 페이스북에 올라온 것으로 가나의 장례 댄스팀인 일명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학생들의 모습이다.샘 오취리는 장례 문화를 따라한 것이 아닌 학생들의 분장을 지적했다.
앞서 의정부고등학교는 해마다 화제가 된 이슈나 인물을 패러디하는 졸업사진으로 화제몰이를 해왔다. 지난 3일에도 올해 의정부고 졸업사진을 공개해 SNS에서 이목을 끌었다.
그런데 이번엔 졸업사진 중 학생들이 얼굴을 검게 칠하고 흑인 분장을 한 학생들의 사진이 논란이 됐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일명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것인데,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의 핵심은 얼굴을 검게 칠한 '블랙페이스'에 있다. 블랙페이스란 19세기 영국과 미국 등에서 유행한 흑인 비하 분장을 뜻한다. 당시 영국의 백인 코미디언 대디 라이스가 시골의 초라한 흑인을 희화화한 캐릭터 '짐 크로'를 연기할 때 블랙페이스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흑인을 겨냥해 시행된 인종차별정책을 '짐 크로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샘 오취리의 인종차별 지적에 하지만 네티즌들은 샘 오취리의 SNS글에 대해 크게 반박했다. 네티즌들은 샘 오취리가 비연예인인 학생들의 얼굴을 공개한 점과 KPOP를 해시태그로 단 점을 지적했고, 샘 오취리가 영문으로 “사람들은 왜 흑인 분장이 재미없고 불쾌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까. 한국 사람들은 다른 문화를 조롱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네티즌의 지적과 논란이 점점 커지자 샘 오취리는 7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며 “제가 올린 사진과 글 때문에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 죄송합니다”라며 “제 의견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선을 넘었고 학생들의 허락 없이 사진을 올려서 죄송합니다”고 사과했다.
이어 “영어로 쓴 부분이, 한국의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해석하는 부분에 오해가 있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의 교육을 언급한 것이 아니었는데 충분히 오해가 생길 만한 글”이라며 “Teakpop 자체가 한국 Kpop 대해서 안좋은 얘기를 하는 줄 몰랐습니다. 알았으면 이 해시택을 전혀 쓰지 않았을 겁니다. 너무 단순하게 생각을 했습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일들로 인해서 좀 경솔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 배운 샘 오취리가 되겠습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의정부고 흑인 분장 비판 논란에 결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7일 오후 6시 기준 샘 오취리의 인스타그램은 비공개로 돌려진 상태다. 이는 앞서 의정부고 흑인 분장과 관련해 인종차별로 인식하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던 것에 대한 역풍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의정부고등학교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관짝소년단’을 패러디 한 학생들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흑인비하나 인종차별 등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정말 단순하게 패러디를 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관짝소년단’ 원본 속 당사자인 벤자민 아이두는 이날 SNS에 의정부고 패러디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졸업을 축하한다”며 도리어 학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샘 오취리가 ‘흑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인 가운데,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인종차별 논란을 맞았다. 다니엘 린데만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예쁘다”라는 글과 함께 JTBC ‘비정상회담’ 방송 캡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다니엘은 얼굴을 일그러트려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후 다니엘은 해당 사진을 금방 삭제했고, 같은 날 불거진 샘 오취리 논란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다니엘은 장문의 댓글을 남겨 반박했다. 그는 “예전 계정에서 가끔 내 못생긴 얼굴을 올리면서 ‘예쁘다’라는 말을 남긴 자기 디스 시리즈가 있다. 웃자고 한 거다. 어제 올린 사진도 내가 ‘비정상회담’에서 유세윤 형의 개코 원숭이를 따라하려다 크게 실패한 순간의 캡처 사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굳이 누구를 비하했다면 나를 비하한 거다. 어제 인종 차별과 관련된 논란이 생긴 걸 모르고 올린 사진이다”라고 해명했다.
다니엘은 “잘 알지도 못하시는 분들이 갑자기 계정에 들어와서 나를 인종차별주의자, 나치라고 부른다. 굳이 그런 욕을 하실 거면 먼저 상황도 좀 판단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은 다음에 욕하시기를 바란다”며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외국인 방송인들 중에 인종차별주의가 없다. 있었더라면 우리가 한국에 와서 몇 년 동안 힘들에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고 우리나라 대표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가지고 왜 방송활동을 했겠냐”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리고 샘 오취리 논란 후 온라인에 한 네티즌은 '비정상회담'의 방송 영상을 모두 게시한 뒤 "샘 오취리는 '눈찢기' 뿐만 아니라, 동양인을 조롱하는 '뻐드렁니' 흉내도 낸 것으로 보인다"며 "샘 오취리의 논리대로라면 그 역시 인종차별자가 되는 셈이다. '내로남불'아닌가"라고 주장했다.
필자는 이번 논란을 보면서 동양 서양 사람이 무조건 흑인 분장을 하고 페러디를 한다고 이것을 인종차별이라고 봐야 할까 샘 오취리 처럼 느낄 수도 있지만 정작 원본 사진에 당사자 중 한명은 이번 페러디를 보고 오히려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인종차별이라는 것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이나 느낌 표현 말을 대놓고 했을 때 비판을 받아야 한다. 이번 처럼 단순한 분장 사진으로 인종차별이라고 비난하기 보다 이번 의정부고 관짝소년단은 순수한 의도에 페러디로 봐주는 것이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