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인 탑승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대응을 위해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외교부는 오늘(30일) 낮 1시쯤 외교부 6명, 소방청 13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이 인천공항을 통해 헝가리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신속대응팀이 "헝가리 현지 시간으로 오늘밤,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 도착할 것"이라며, 실종자 수색 등의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가능한 모든 행정력과 장비를 동원돼 골든타임 이내에 구조작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헝가리 당국에 요청을 해놓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헝가리 정부에서도 중대한 사건이기 때문에 긴밀하게 대응을 하고 있다"며, "헝가리 차관급 인사가 현장에 나와 구조작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지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는 "한 달 동안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많이 불었고, 유속도 빠르며 수온도 15도 이하로 아주 낮아서 구조작업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침몰한 유람선에 타고 있던 한국인 탑승객 33명 가운데 7명이 사망했고 7명은 구조됐으나 19명은 아직 실종 상태.
실종자 19명에 대한 구조작업은 현재 현지에서 진행 중이다. ATV에 따르면 구조자들은 사고 시점에서 1마일(약 200m) 정도 떨어진 페토피 다리(Petofi Bridge)에서 구조됐다. 구조자들은 현지 병원 3곳으로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29일 한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채 침몰한 유람선이 70년 전 건조된 노후 선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30일 "선박 등록부(Hajoregiszter.ru) 확인 결과, 사고 유람선 '허블레아니'는 1949년 옛 소련에서 제작됐다"며 "이후 1980년대에 헝가리제 새 엔진이 장착됐다"고 보도했다. '허블레아니'는 헝가리어로 '인어'를 뜻한다.
허블레아니는 길이가 27m로 파노라마 데크가 운용하는 유람선 12척 가운데 가장 작은 선박에 속한다.
2개 갑판으로 이뤄진 허블레아니의 최대 탑승 인원은 60명이지만, 평소 관광용 운항 땐 최대 45명을 태운다고 한다.
이날 하블라니를 운영했던 선박회사 파노라마데크(Panorama Deck)의 대변인 미할리 토스(Mihaly Toth)는 유람선의 침몰 가능성이 사전에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평범한 관광선 운항이었으며, 유람선 관광은 정기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라며 “우리 회사는 매일 수천건의 관광 여행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할리 대변인은 이어 “하블라니는 2003년부터 다뉴브 강에서 운항해 왔으며 이 유람선에 문제가 있을만한 징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년 유람선에 필요한 모든 기술 정비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하블라니에는 별도의 구명조끼나 구조보트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람선을 탄 경험이 있는 한 여행사 지점장은 "과거 유람선을 탔을 때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2층이나 배 앞부분의 경우 외부에 노출돼있어, 배가 출렁이면 중심잡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BBC, 로이터 등 현지 언론에 의하면 헝가리 현지 구조대는 보트와 잠수부 등이 스포트라이트 등을 통해 수킬로미터에 달하는 강을 따라 레이더를 촬영하는 대규모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부다페스트 남쪽 다뉴브강 전역에서는 보트 통행이 중단된 상태다.
사고 유람선에 관광객을 태운 참좋은여행 측은 "고객 30명에 인솔자 1명, 현지 가이드 1명, 사진작가 1명, 선장 1명 등 34명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관광객들은 DB손해보험의 단체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DB손보 관계자는 "해당 단체 해외여행자보험은 사망 시 1억원, 상해치료비 5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의 여행사인 참좋은여행 이상무 전무는 30일 서울 본사에서 연 두 번째 긴급 기자회견에서 "인원에 혼선이 있었는데 저희 고객은 30명에 인솔자 1명이 맞다"면서 "하지만 현지 가이드 1명과 사진작가 1명, 선박 운전하는 분 1명까지 추가돼 총 34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현지 선박사 책임이냐는 질문에 "선박 선사에 1차 책임이 있으나 여행사도 고객에 책임을 지니 우리 회사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명조끼 착용 여부와 매뉴얼 배포에 대해선 "보통은 탑승할 때 이런 경우는 사전 고지를 하지만 컨트롤 못 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저희 책임이다"라면서 "아마운행 중이 아니고 정박 중에 그랬다면 이 때문에 사고가 크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은 직후 정의용 국가 안보실장에게 "헝가리 정부와 협력,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 동원한 구조활동을 하라"고 지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정 실장으로부터 사고 상황을 보고받은 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중앙대책본부를 즉시 구성, 국내 피해자 가족과 연락 체계를 유지하면서 즉각 상황을 공유할 것으로 지시했다"고 전했다.
(당시 헝가리 유람선 하블라니 다뉴브강 사고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