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기안84가 여성 혐오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기안84(본명 김희민)는 13일 웹툰 '복학왕'의 여성 혐오 논란을 일으킨 일부 장면을 수정하면서 말미에 사과문을 함께 게재했다.
기안84는 해당 장면을 그린 이유에 대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수달이 조개를 깨서 먹을 것을 얻는 모습을 식당 의자를 제끼고 봉지은이 물에 떠있는 수달로 겹쳐지게 표현해보자고 했는데, 이 장면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캐릭터가 귀여움이나 상사와 연애해서 취직한다는 내용도 독자 분들의 지적을 살펴보고 대사와 그림도 추가 수정했다”며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기안84는 지난 4일 광어인간 1화를 시작으로 '복학왕' 연재를 약 2달 만에 재개, 11일에는 '광어인간 2화'가 업데이트 됐다. '광어인간'은 여자 주인공 봉지은이 우기명이 다니는 기안그룹에 인턴으로 들어가 정직원으로 입사하는 과정을 그렸다.
문제가 된 해당 회차에서 봉지은이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얹어둔 조개를 깨부수는 장면이 등장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이나 스펙, 노력 같은 레벨의 것이 아닌...'이라는 문장이 나왔다. 여기에 봉지은이 40대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가진 뒤 인턴에 합격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복학왕’ 웹툰 서비스 담당자 또한 “작품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현재 작가님이 수정해주신 원고로 수정 반영 됐다. 향후 작품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작가님과 함께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기안84의 사과 이후에도 누리꾼들의 분노는 여전한 모양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은 13일 밤 8시 48분 기준 8만명을 넘어섰다. ‘나혼자산다’ 시청자 게시판은 기안84의 하차를 요구하는 누리꾼들과 이를 반대하는 누리꾼들의 관련 게시물이 2000개 이상으로 프로그램과 무관하게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필자는 이번 논란을 보면서 기안84의 이번 논란의 장면을 보는 시각에 따라서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기도 있을 것 같다. 취업난에 대한 풍자와 비유로 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자 인턴의 삶을 너무 비약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기안84가 이 장면을 그린 이유가 분명 있고 주고자 하는 메세지가 분명 있을 것이고 나쁜 의도는 아닐 것이다. 물론 기안84도 논란이 처음이 아닌만큼 좀 더 신중했어야 하는 건 맞지만 그러나 이렇게 독자의 눈치를 보고 대중을 의식하면 제대로 된 창작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네이버에 연재를 중지 요구하거나 나혼자 산다 시청자 게시판에서 하차 요구는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해야 할 일인가 싶기도 하다 이건 어디까지나 유명 만화가의 작품이고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이걸 청와대가 나서서 답변을 뭐라고 해야 옳은 것일까 난처한 부분이다. 답변을 잘못하면 자칫 또 정치적인 이슈도 될 수 있다 기안 84도 이번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과를 했으니 한번만 더 기회를 주는 것도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