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 매각 결정 새 주인 찾는다 인수자 후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에서 "구주매각 및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한 아시아나항공 M&A를 즉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 매각과 관련해 △자회사 별도 매각은 금지하되 인수자 요청 시 별도 협의하고 △구주에 대한 드래그얼롱(Drag-along:동반매각요청권) 권리와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또 M&A 종결까지 아시아나항공은 현 한창수 대표이사가 경영하도록 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와 함께 금호그룹은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 전량(박삼구·박세창 지분 42.7%, 박 전 회장 부인과 딸 지분 4.8%),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전량(33.5%)을 담보로 제공하며 유동성 5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채권단이 앞서 약속했던 것처럼 박 전 회장의 경영복귀는 없을 것이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기재 축소와 비수익 노선 정리. 인력 생산성 제고 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했던 SK그룹,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한 적이 있는 한화그룹, LCC 1위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 등을 유력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뽑고 있다. 또 앞서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신세계그룹, 물류 부문 강화를 노리고 있는 롯데그룹와 CJ그룹도 손놓고 있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은 지난해 7월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정식 제안했고, 전략위원회에서 공식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남규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했다는 것도 인수설의 배경이 됐다.
SK그룹은 인수설이 불거지자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SK가 향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있다. 이미 자금력이 충분한데다 인수 이후 상당한 수익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도 잠재적 후보다. 한화그룹은 국내 유일 항공엔진 제조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다 지난해 LCC 에어로케이에도 재무적투자자로 참여 했다가 항공운송사업 면허 반려로 투자금을 회수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항공사 M&A마다 매수 후보로 거론된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을 가진 애경그룹도 거론된다. 제주항공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2위 대형항공사를 인수하게되면 그룹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제주항공이나 애경그룹이 자금력은 부족하지만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있다.
신세계그룹도 항공 산업 진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017년에도 티웨이항공 인수를 위해 최대주주 예림당과 협상을 했지만 무산되기도 했다. 또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는 신세계DF가 관광객 유치와 면세점 홍보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마케팅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LCC 플라이강원에도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물류업계 강자 CJ도 항공운송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게다가 CJ헬로비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도 상당하기 때문에 유력한 인수후보로 손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CJ의 경우 당장은 자금이 모자랄수도 있지만인수가 확정될 경우 보유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최근 통합물류회사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출범시키고 '1위 CJ대한통운을 따라잡겠다'고 선포한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는 물류업계 1위 자리를 놓은 롯데와 CJ와의 승부처가 될 가능성도 높다. 롯데는 물류뿐 아니라 유통, 면세업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항공사 인수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이밖에 호텔신라도 면세점, 호텔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수요 증가와 함께 항공산업의 전망이 밝은데다, 재무상황 외에는 문제가 없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를 위한 각축전이 예상된다"면서 "SK, 한화, 애경, 롯데, 신세계, CJ 등 예상되는 그룹들 외에 뜻밖의 기업들도 인수를 타진하고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대한민국 2호 국적기이자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이다. 대한민국 유일의 5성급 항공사이자 항공동맹체 스타 얼라이언스의 회원사이다.
1988년 12월 창립되었다. 80,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김포공항 국내선, 국제선 터미널의 왼쪽 카운터 몇 개만을 보유한 작은 항공사였다. 그러나 대한항공 독점에서 벗어나 복수 민항기 경쟁 체제를 확립하려는 정부 방침과 고객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하는 전략의 성공이 겹쳐 설립 초기부터 상당한 속도로 규모를 불려와서 양적, 질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기록했다.
영국의 스카이트랙스에서 선정하는 Top 100 항공사에서 2010년에는 1등에 선정되는 등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나, 경영난 및 각종 오너리스크로 2018년에는 24위를 기록, 순위가 많이 하락했다. 저가항공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모기업이다. 이제 30년의 역사는 뒤로 한채 새주인을 찾아야 하는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