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재판에도 나오지 않았던 전두환씨(88)가 지인들과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된 가운데 이를 포착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 현장을 촬영했던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전 전 대통령은) 정정한 기력으로 골프를 즐겼다. 절대 알츠하이머일 수 없다“고 8일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출석을 거부해왔다.
앞서 이날 JTBC 뉴스룸은 임 부대표가 전 전 대통령이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뉴스룸에 직접 출현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5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해 강원도 홍천에 있는 한 골프장에 도착해 라운딩을 시작했다.
영상 속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임 부대표에게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학살에 대해 모른다", "나는 광주 시민 학살하고 관계없다"라거나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은데 군에서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하느냐. 너 군대는 갔다 왔냐"고 말했다.
'1030억원에 이르는 미납 추징금을 내지 않느냐'는 임 부대표 질문에 "자네가 좀 납부해 주라"고도 답하는 등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언어장애, 실어증, 기억장애 등의 증상이나 불편한 모습은 전씨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임 부대표는 "전씨가 가까운 거리는 카트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했다. 스윙하는 모습이나 대화하는 모습을 봤을 때 88살이라는 고령이 무색할 정도로 기력이 넘치고 건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골프장에는 전 전 대통령과 친한 것으로 알려진 골프장 회장 등도 함께 있었다. 일행 중 한 명은 촬영하는 임 부대표의 멱살을 잡고 골프채로 찌르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고 “전두환씨 본인도 상당히 강하게 반발을 했고, 골프장 회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골프채를 휘둘러 폭행을 가했다”며 “이순자씨가 방송에서 차마 하기 어려운 상스러운 욕을 고성과 함께 내뱉었다. 나에게 여러 차례 폭행도 가했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골프장 영상 폭로 이후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심경을 전했다. 임 부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뉴스를 보던 아이들(6살, 4살)이 아빠 왜 저 할아버지한테 골프채로 맞고 있냐며 슬퍼했다네요. 나와 아내가 미처 그 생각을… 에고 뭐라 설명하지ㅠ”라고 적었다.
또 다음날 8일 임한솔 부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번에 다 인지를 하고 정확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아주 명확하게 표현하는 걸 봤다”며 이같이 밝혔다.임 부대표는 “어제 1번 홀을 마치고 2번 홀 도는 것까지 지켜보고 접근을 했다”며 “드라이버샷은 호쾌했고 아이언샷은 정교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대문구의회 의원인 임한솔 부대표는 전두환 ‘골프장 영상’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대략 10개월 정도를 전두환씨가 골프 치는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는데, 그 동안에는 여러 번 좀 허탕도 치고 했는데 어제는 여러가지 잘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에 ‘31만 서대문구민 모두 잘 모시겠습니다’라고 말씀 드리는데, 딱 한 명 전두환 씨는 그렇게 할 수 없고, 반드시 본인의 죄에 대해서 충분한 죗값을 치러야 된다고 보고 주시해왔다”고 부연했다.
임 부대표는 그러면서 “(전두환과의) 대화에서 단 한 번도 저의 얘기를 되묻거나 못 알아듣는 모습을 제가 보지를 못했다”며 “한 번에 다 인지를 하고 정확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아주 명확하게 표현하는 걸 보면서, 제가 가까이서 본 바로는 절대로 알츠하이머 환자일 수가 없다라는 확신을 100% 저는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현장 분위기에 대해 “멀리서 1번 홀 치는 거 봤을 때는 저렇게 정정한 기력으로 골프를 즐기고 있는 사람이 아흔 가까이 된 전씨가 맞는지, 저도 멀리서 봤을 때는 확신하기 좀 어려웠는데. 그럴 정도로 걸음걸이라든가 스윙하는 모습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굉장히 기력이 넘쳐 보였다”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은 올해 88세다. 현재 전 전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거주 중이다.
임 부대표는 “가까운 거리는 카트를 타지 않고 그냥 걸어서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건강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현장에 있던 캐디의 말을 인용해 “골프장 캐디들도 가끔 타수를 까먹거나 계산을 실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씨는 본인 타수를 절대로 까먹거나 계산을 헷갈리는 법이 없다고 한다”며 “아주 또렷이 계산을 하는 걸 보면서 캐디들도 이 사람이 치매가 아니라는 점을 다들 확신하고 있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5‧18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거짓말쟁이’ ‘사탄’이라고 비판하며 명예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알츠하이머 진단 등을 이유로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열린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1020억원에 이르는 추징금도 내지 않고 있다. 지방소득세와 양도세 등 30억원이 넘는 세금도 납부하지 않아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1981년생으로, 올해 38세의 청년 정치인이다. 통합진보당 미디어홍보실/대변인실 국장, 19대 대통령 선거 심상정 후보 선대위 부대변인 등을 역임한 그는 2014년 12월 정의당 서울특별시당 서대문구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정치 무대에 나섰다. 현재는 제8대 서대문구의회 의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 7월부터는 정의당 부대표도 맡고 있다.
임 부대표는 2017년 정의당 서울지역 전국위원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생활체육지도자 3급 트레이너 자격증', '육군 병장 만기전역(국가유공자 자녀로 병역면제 대상자이나 혜택 반납하고 자원입대' 등의 이력을 밝히기도 했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세금 고액·상습체납자 전두환씨를 유치장에 가둬주십시오"라는 청원을 올린 바 있습니다. "호화생활을 하는 고액·상습 체납자를 최대 30일간 유치장에 가두는 감치명령"을 확정한 정부안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다만 이 청원은 1345명의 참여로 빛을 보지는 못했다.
필자가 보기엔 골프를 즐기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과거 법정에서 통장에 29만원 밖에 없다는 말은 확실히 신빙성이 떨어져 보인다. 노태우는 최근 5.18 묘역에 아들이 찾아와서 참배하고 사죄하고 반성하는 거 같은데 참 대조되는 모습이다. 국세청은 뭐하는지 추징금은 언제 다 환수할건지 참 씁쓸하다. 그리고 기자들도 감히 엄두도 못내는 특종 10개월 동안 추적해 골프장 영상을 폭로한 임한솔 부대표의 노력에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