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후 퇴원하고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5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3일 만인 같은날 오후 6시38분 메릴랜드주 월터리드 군병원을 퇴원해 백악관에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했다가 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면역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감염 사실을 알린 날로부터 겨우 사흘이 지난 상황에서 섣불리 완치를 자신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후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이제 나는 (몸 상태가) 더 좋아졌고 아마 면역됐을 수도 있다(Now I'm better and maybe I'm immune.)"고 선언했다. 또 이 바이러스가 "당신을 지배하게 두지 말라"고 조언했다. 앞서 올린 트윗에서도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그것이 당신의 인생을 지배하게 두지 말라"고 밝혔다.
이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극복했다며 퇴원을 예고했지만 백악관내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측근인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과 백악관 직원들이 연이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매커내니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일 이후 매일 한결같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5일 오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적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증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격리에 들어가서도 원격으로 업무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트럼프를 가까이에서 보좌해 온 최측근 힉스 보좌관도 트럼프에 앞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신임 연방대법관 지명식 참석자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왔다. 켈리앤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 존 I. 젱킨스 노터데임대 총장, 공화당의 톰 틸리스, 마이크 리 상원의원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 했던 월터리드 병원을 떠나기 직전에는 "(대선) 캠페인으로 곧 복귀하겠다. 가짜뉴스는 오직 가짜 여론조사 결과만 보여준다"고 게시했다. 입원 기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14%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질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심기가 불편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가 심기가 불편한 이유는 앞으로 미국 대선이 29일밖에 남지 않았다. 마음이 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완치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선 운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세를 펼치기도 힘들고, 대면 접촉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주치의 숀 콘리 박사는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완쾌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의료진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했거나 초과했다고 말했습니다. 콘리는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호흡기와 관련해 어떤 문제도 없으며, 지난 72시간 이상 열이 없어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 산소 보충을 받았지만, 현재는 산소포화도 수준이 정상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병원 호흡기내과 의사인 숀 둘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오전 체온이 98.1도(섭씨 36.7도), 혈압은 134-78로 현재 호흡기 질환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콘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열흘 이상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선거유세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남아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그는 "이번 주말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월요일까지 이 상태가 유지되거나 개선된다면 마지막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열흘) 그보다 빠를 가능성이 있고, 조금 더 늦어질 수도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알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를 임상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런 의료진과 의사들의 우려를 비웃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마스크를 벗는 돌발 행동을 하기도 했다. 백악관으로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헬기 마린 원에서 내린 뒤 갑자기 마스크를 벗고 경례 포즈를 취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자신의 상태가 “정말 좋다”(Real good)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트럼프 미국 대통령 코로나19 퇴원 보도 영상
이를 두고 현지 언론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날 메인 홈페이지에 트럼프가 마스크를 벗고 백악관 발코니에 서 있는 사진을 중앙에 크게 배치한 뒤 “대통령이 바이러스 위험을 무시하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고 꼬집었다. CNN방송도 “바이러스 감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으로 돌아와 마스크도 없이 사진촬영을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이 이날 오전까지도 퇴원하지 말 것을 촉구했지만 고집을 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