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신은 "한국의 유명한 영화 감독 김기덕이 이날 오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타스 통신 등은 발트 지역 언론 델피(Delfi)를 인용해 김기덕 감독이 11일 새벽 현지 병원에서 코로나 19가 악화돼 숨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타스 통신 등이 라트비아 현지 통신사 델피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라트비아에서 사망해 병원에 안치된 상태다.
델피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20일 라트비아에 입국했으며 라트비아 휴양도시 유르말라에 집을 구매하고 영주권을 얻을 계획이었다. 김기덕 감독과 약속이 되어있던 지인들이 김 감독이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자 현지 병원들을 수소문하며 그를 찾아 나섰다. 라트비아의 영화감독 비탈리 만스키는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규정 때문에 김기덕 감독의 소재 파악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사실과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로 11일(현지시간) 새벽 세상을 떠났다. 김 감독은 지난달 20일 이곳에 도착했고, 영주권을 획득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11일 외교부는 "현지시간 11일 새벽 우리 국민 50대 남성 1명이 코로나19로 병원 진료 중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 주 라트비아대사관은 우리 국민의 사망 사실을 접수한 후 현지 병원을 통해 관련 경위를 확인했다. 개인 정보는 구채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는 점 양지 부탁드린다"며 "현재 국내 유족을 접촉해 현지 조치 진행 사항을 통보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러사어와 라트비아 외신 보도로 먼저 알려진 김기덕 감독 사망 소식이 가족·지인 등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11일 SNS에 올린 글에서 "키르기스스탄의 평론가 굴바라 톨로무쇼바로부터 카자흐스탄에서 라트비아로 이주해서 활동하던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환갑일인 12월 20일을 불과 한 주 앞두고 코로나19로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며 "병원에 입원한지 이틀 만인 오늘 사망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김기덕 감독의 사망과 관련해 김기덕필름 측도 외신의 보도가 맞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 제작사 김기덕 필름 측은 "가족 확인 결과 외신에서 보도된 김기덕 감독의 사망 소식이 가족들에게도 오늘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들은 물론 유족들 역시 갑작스러운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며 "장례 일정과 절차는 보다 자세한 상황을 파악한 후 진행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은 올해나이 1960년 12월 20일생 한국나이로 61세 경북 봉화군 출신으로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한 김 감독은 칸, 베네치아, 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한 유일한 한국 감독이다. 지난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은곰상을 받았고, 같은 해 '빈집'으로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은사자상을 받았다.
또 '아리랑'으로 2011년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 '피에타'로 2012년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이 밖에 '섬', '나쁜 남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비몽' 등의 작품이 있다. 국내에서도'뫼비우스', '배우는 배우다', '붉은 가족', '일대일', '메이드 인 차이나', '그물', '스톱', '포크레인',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까지 세계관이 확실한 꾸준히 작품들을 선보였다. 지난해엔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올해 카자흐스칸에서 러시아어로 신작 '디졸브'를 찍었다.
김기덕 감독은 2012년 강심장에 출연해 학력이 공개했다. 김기덕 감독은 9월4일 방송된 SBS '강심장'에서 "최종학력은 초등학교다. 영화와 관련된 전문적인 교육은 받지도 못했고 15살 때부터 공장에서 생활했다"고 밝혔다. 공장생활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큰 도움이 됐다. 신작영화 '피에타' 배경이 된 청계천은 김기덕 감독이 직접 공장생활을 할 때 일을 했던 곳이다.
제작비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된다. 영화 '나쁜남자'에서 조재현이 반투명 거울 너머로 여자 주인공을 지켜보는 장면은 고가의 전문장비가 사용되야 하지만 김기덕 감독이 직접 만든 장비를 사용했다.김기덕 감독은 "2천만원의 특수효과가 필요한 장면인데 샐로판지를 사다가 직접 만들었다. 2천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7년 말 국내 작품활동을 중단했다. 여배우 A씨가 2013년 개봉한 영화 '뫼비우스' 촬영 중 김 감독이 자신의 뺨을 때리고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여배우 폭행 고소·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기소돼 논란에 휩싸였고, 2018년 MBC 'PD수첩'을 통해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및 성폭력 혐의 등이 폭로되면서 이듬해 '미투' 의혹이 제기되며 이후 주로 해외에서 활동해왔다.
2018년 1월 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다만 강요 및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김기덕 감독은 여배우 A씨를 무고 혐의로, 자신의 성폭행 논란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서울중앙지검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1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지만 지난 10월 패소했다.
논란을 떠나서 김기덕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감독 중 한명이였다. 필자도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많이 봤지만 난해하고 해석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그의 영화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몇년전 연이어 나온 폭로들과 구설수의 영향일까 김기덕 감독의 사망소식에 추모하고 놀라는 반응보다 비난이 더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 알려진 라트비아에서의 죽음도 더욱 씁쓸함을 남긴다. 암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유명 영화감독이 코로나 19 합병증으로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다니 코로나의 무서움을 실감하게 하는 소식 같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