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대표이사 이석환) 투수 김원중이 지난 9일(수) 소아암 환우를 위한 모발 기부를 진행했다.
지난해 겨울부터 약 1년 간 머리카락을 길러온 김원중은 2020시즌 종료 후 자신의 모발을 소아암 환우들을 돕는 봉사단체인‘어머나 운동본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김원중은 "머리카락이 의미 있는 곳에 쓰일 수 있기를 원했는데, 구단의 소개로 좋은 곳에 기부하게 돼 정말 뿌듯하다"며 "이번 기부가 보다 많은 분들이 모발 기부 캠페인에 대해 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아암 환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에 기부된 모발은 항암 치료를 받는 소아암 환우들이 착용할 인모 가발을 제작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만났던 김원중은 장발 변신을 두고 별다른 의미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풀타임 마무리 전환을 앞두고 자그마한 변화를 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년 여정이 모두 끝난 시점, 김원중은 그간 숨겨왔던 속마음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연말 행사가 한창인 8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로 만난 김원중은 인터뷰에서 “구단에서 연결해준 곳을 통해 소아암 투병 중인 어린이들에게 모발을 기부하기로 했다. 내일 미용실을 들른다. 1년간 어렵게 기른 머리카락을 자를 생각을 하니 벌써 시원섭섭하다”고 웃었다. 이어 “사실 지난해 겨울부터 머리카락을 기르면서 기부를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야구를 못하면 올 시즌 도중 장발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풀타임을 잘 마치면서 작게나마 뜻깊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장발과는 거리가 멀던 김원중이 변신을 택하게 된 배경은 바로 선배의 선행이었다. 앞서 2018년 3월 소아암 투병 환우들에게 머리카락을 기부했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보면서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김원중은 “당시 SK 와이번스에서 뛰던 김광현 선배님께서 트레이 힐만 감독님을 따라 모발을 기부하는 모습을 봤다. 사람이 참 멋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야구도 잘하고, 뜻깊은 일에도 앞장서는 성품을 보면서 나 역시 언젠가 기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꽃미남 '장발 투수' 김원중이 머리카락 자른 사연 보도 영상
기부를 위해 자그마한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김원중이었다. 김원중은 “태어나서 머리카락을 처음 길러봤다. 불편한 점이 조금은 있더라. 그래도 기부를 위해 꾹 참았다”면서 “주위에서 펌이나 염색을 추천하기도 했다. 그러나 머리카락을 기부하려면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최대한 세심하게 관리하면서 길이를 길렀다”고 밝혔다.
장발 투수로 변신한 김원중은 특히 올 시즌 만족스러운 성적을 냈다. 풀타임 마무리로 전환해 KBO리그 전체 3위인 25세이브를 거두면서 롯데의 뒷문을 책임졌다. 오래 기른 긴 장발을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기부를 하는 모습 참 멋있는 것 같다. 최근 선수협 판공비 논란과 신인 프로야구 선수들의 인성 문제로 많은 팬들을 실망 시키는 뉴스만 많았는데 김원중 선수는 얼굴 마음 모두 미남인 듯 코로나로 힘든 연말에 참 훈훈한 뉴스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