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자랑 '손세이셔널' 손흥민(28·토트넘)의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전 '70m 원더골'이 18일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차지했다.
한해 동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에 주는 푸스카스상을 한국 선수가 차지한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한국 축구의 유럽 진출 선구자인 차범근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전성기를 보낸 박지성도 경험하지 못한 영역이다. 헝가리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축구 전설 페렌츠 푸스카스의 이름을 딴 이 상은 2009년 제정돼 한 해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 한다.
FIFA가 홈페이지에 후보를 올린 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투표로 최종 3인을 가린 뒤 팬(50%)과 축구전문가(50%)의 투표를 합산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팬 투표는 12월9일까지다. 보도에 따르면 손세이셔널’ 손흥민(28, 토트넘 홋스퍼)이 푸스카스상 수상의 영광을 안은 가운데, 팬 투표에서는 뒤졌으나 전문가 투표에서 결과를 뒤집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8일(한국시각) '더 베스트 피파 풋볼 어워즈'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푸스카스상 외에도 월드 베스트 11 등이 발표됐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푸스카스상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이번 푸스카스상 투표 결과를 살펴보면, 손흥민은 전문가 투표에서 13점, 팬 투표에서 11점을 얻어 총 24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위는 22점의 아라스케타, 3위는 20점의 수아레스. 팬 투표에서는 아라스케타가 13점으로 11점의 손흥민과 9점의 수아레스를 제쳤다.
푸스카스상은 11명 중 팬 투표로 상위 3명을 추린다. 하지만 최종 투표에서는 전문가 투표가 50% 들어간다. 손흥민의 수상은 전문가 투표 덕분으로 볼 수 있다.
손흥민 번리전 70m 질주골 다시보기 (FIFA 주관 푸스카스상 후보 선정 기념 + 현지해설)
한편 손흥민을 생애 첫 푸스카스상 수상에 영광을 준 골은 지난해 12월7일 번리와의 EPL 16라운드 경기에서 나왔다. 전반 32분 토트넘 진영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이후 폭풍 질주로 자신을 둘러싼 상대 수비수 5명을 차례대로 따돌린 뒤 최종 수비수까지 6명을 엄청난 스피드로 제치고 득점에 성공했다.
질주한 거리만 70m가 넘었고, 자신을 둘러싼 상대 공격수뿐만 아니라 미드필더와 수비수 그리고 마지막엔 골키퍼와 1대1인 찬스에서도 침착한 마무리 능력을 선보이며 '원더골'을 완성했다. 우사인 볼트급 스피드였다. 손흥민의 번리전 최고 시속은 33.41㎞였다. 100m로 환산하면 10초77이다. 순간 최고 속도라 해도 그냥 뛴 게 아니라 볼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면서 뛰었다.
한국 선수가 푸스카스상을 받은 것은 손흥민이 최초다. 아시아 선수로는 2016년 모하메드 파이즈 수브리(말레이시아)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수상이다.
그리고 번리전 ‘70m 원더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을 받은 손흥민이 수상 직전 부모님과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가졌던 아버지 손웅정씨와는 달리 모습이 공개되지 않았던 어머니 길은자씨도 함께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날 화상으로 시상식장과 연결된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최고다, 정말 기분 좋다"라며 "이미 여러 차례 얘기했듯이 우리 진영에서 공을 잡았을 때 패스하는 게 좋은 선택이었지만 마땅히 골을 줄 곳을 찾지 못해 드리블하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웠다. 너무 아름다운 골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엄청난 드리블로 대단한 골을 넣었다. 팀을 위해서도 그랬다. 당시에는 얼마나 놀라운 골인지 몰랐는데 경기가 끝나고 다시 보면서 정말 특별한 골을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손흥민은 수상 후 자신의 (SNS)에 "아주 특별한 밤이다. 투표하고 지지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오늘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밖에도 손흥민의 수상 소식에 주제 무리뉴 감독이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SNS에 영상을 올리면서 "나는 집에 가면서 FIFA TV를 보고 있다. 손흥민이 푸스카스상을 따냈다. 올 시즌 최고의 골이었고, 당연히 쏘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토트넘 구단은 이날 손흥민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손흥민과 베르통언의 영상 통화 내용을 구단 SNS에 업로드했다. 베르통언의 전화를 받은 손흥민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기뻐했다. 손흥민은 베르통언에게 "슈퍼 얀, 네가 아니었으면 이 득점을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베르통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아니다"라며 웃어넘겼다. 자신의 SNS에 "내게 도움 하나 빚졌다"는 농담과는 달랐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큰 도움을 빚졌다. 진지하게 너무 그립다"며 진심 어린 인사를 건넸다. 베르통언은 손흥민에게 언제든 포르투갈로 놀러오라는 말로 화답했다.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한 베르통언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FA로 벤피카에 입단했다.
손흥민 번리전 원더골! 푸스카스상 수상 인터뷰 FULL Ver. 번역본 (20.12.17)
필자도 손흥민의 한국 최고 푸스카스상 수상 소식에 오랜만에 손흥민의 번리전 원더골 영상을 보았다 다시 봐도 환상적인 골인 것 같다. 손흥민이 앞으로 만들낼 골들은 한국 축구의 역사 그 자체다. 빨리 코로나가 사라져서 관중들과 경기장에서 만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