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서 단독 공연을 펼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방탄소년단은 15일 오전 9시 개최된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작년 8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무대를 꾸몄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자로 호명되지 못했다. 이 부문 상은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에 돌아갔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은 카디 비(Cardi B), 다베이비(DaBaby),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도자 캣(Doja Cat), 두아 리파(Dua Lipa),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등 이날 시상식의 퍼포머로 나선 글로벌 뮤지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어 오전 9시부터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를 뜨겁게 달군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단독 퍼포먼스를 선보여 ‘글로벌 대세’임을 입증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무대는 올해의 신인,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등 주요 4개 부문 시상이 모두 끝난 뒤인 시상식 말미 공개돼, 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방탄소년단의 단독 퍼포먼스 공연은 11일 서울 여의도의 한 헬기 이착륙장에서 사전 녹화됐다. 그래미 시상식은 통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리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사전 녹화를 라이브와 병행했다. 방탄소년단 공연이 시상식의 클라이맥스인 후반부에 배치된 점도 눈길을 끈다. BTS의 높은 인기를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미 어워즈'의 상징인 거대한 그라모폰(최초의 디스크 축음기) 앞에서 특별한 퍼포먼스를 시작한 방탄소년단은 그라모폰의 나팔관 안에서 '그래미 어워즈' 포토월로, 그리고 서울 도심 한복판으로 장소를 옮겨 가며 서울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그래미 어워즈'를 연결하는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수상 불발의 아쉬움을 충분히 덜어낸 무대였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수상이 불발된 뒤 외신들은 이를 아쉬워하는 팬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BTS가 그래미상 수상에 실패했고, 팬클럽 '아미'는 달갑지 않은 표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의 팬인 '아미'는 이 그룹이 첫 번째 그래미상을 수상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만약 (BTS가) 수상했다면 K팝에 큰 성취로 기록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음악전문 매체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아미,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수상 반응’이라는 기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수상 불발에 한 팬은 ‘BTS가 그래미를 잃은 것이 아니라 그래미가 BTS를 잃었다’고 했다”면서 “이 상이 방탄소년단에게 돌아갔다면, 이는 K팝 슈퍼스타들에게 역사적인 그래미상 첫 수상이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담아냈다.
일부 해외 팬들은 아쉬움을 넘어 "그래미가 인종차별을 했다", "BTS는 상을 강탈당했다"고 SNS에 비판했다. 트위터에서는 '사기 그래미상'이라는 뜻의 '스캐미스'(#scammys)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그래미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수 팬들은 "BTS, 4년째인 내년 그래미에서는 상 받자", "내년을 기약한다", "방탄 노래가 더 좋다" 등의 반응으로 응원을 쏟아냈다.
한편 미국 팝 디바 비욘세가 '그래미 어워즈'에서 신기록을 달성했다. 비욘세는 15일(한국시간)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통산 28번째 트로피를 거머쥐며 '그래미 어워즈' 역대 최다 수상 여성 아티스트가 됐다.사전에 9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던 비욘세는 '블랙 퍼레이드(Black Parade)'로 '최우수 알앤비 퍼포먼스(Best R&B Performance)'상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의 노예해방 기념일 '준틴스 데이(Juneteenth Day)'인 6월19일에 맞춰 발매한 곡이다. 또 자신의 딸 블루 아이비 카터와 함께 '브라운 스킨 걸(Brown Skin Girl)'로 '최우수 뮤직 비디오(Best Music Video)'상을 차지했다. 올해는 흑인 여성 가수들의 강세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BTS - Dynamite (Performance on Grammy Awards 2021)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공식 트위터 계정과 팬 플랫폼 위버스에 잇달아 글을 올려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민은 “이 시간까지 같이 해주시느라 고생하셨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경험을 해보기도 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행복하다”라고 인사했다.
다른 멤버들도 “올해 더 열심히 달립시다”, “아미 사랑한다”, “매 순간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보내주시는 사랑과 응원에 꼭 보답하겠다”, “퍼포먼스를 봐 달라”라며 팬들에 전하는 감사 인사로 다음을 기약했다.
필자도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본상 수상에 실패한 부분이 아쉽다. 그러나 한번에 모든 걸 이룰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는 점에서 나쁠건 없을 것 같다. 방탄소년단이 하는 모든 것이 전부 한국가수의 최초이고 기록이기에 팬들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방탄소년단이 더 많은 노래와 퍼포먼스로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희망을 전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