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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사고

정몽규 회장,나이 학력 가계도 아시아나 항공인수HDC현대산업개발이력

국적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이 1988년 출범 이후 31년 만에 금호그룹을 떠나 HDC현대산업개발에 넘어갔다. 금호산업은 12일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과 관련 최종입찰제안서를 제출한 HDC-미래에셋대우, 제주항공-스톤브릿지,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가운데 HDC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몽규 HDC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용산에 소재한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산업이 안전문제와 경쟁 심화로 문제를 겪는데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서비스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뤄 초우량 항공사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앞으로 HDC와 주요 계약조건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입찰 당시 HDC 컨소시엄은 인수 희망가격을 2조4000억원대로 제시했다. 나머지 두곳은 1조원 후반대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몽규 회장은 "신주 인수를 위한 추가자금이 2조원 이상 투입될 것"이라며 "재무건전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지적된 아시아나항공의 9조원 넘는 부채와 우발채무 관련 우려에 대해선 "항공이 어려운 산업인데 2조원을 증자하면 부채비율이 300% 미만으로 내려간다"며 "그동안 부채로 인해 악순환이지 않았나. 선순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실사에서 어느 정도 나왔고 아주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 안한다. 계약 과정에 얘기될 것"이라고 추가 답변했다. HDC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벌여 우발채무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1962년 1월 14일 (만 57세)서울출생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부친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다. 1974년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이자 그의 애칭이 된 ‘포니(PONY)’를 개발하고 1976년 수출에 나선 정 명예회장은 한국 자동차 신화의 주인공이다. 보성고와 고려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정치외교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아버지 정세영 명예회장은 1967년 미국 포드사와의 합작을 이끌어 내며 현대자동차의 초대 사장에 취임한 뒤 32년 동안 한국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써 나갔다. 그의 장남이자 외아들인 정 회장은 1996년 당시 34살의 세계 최연소 나이로 완성차업체(현대자동차)의 회장 자리에 올랐다.

자동차에 올인했던 부자는 1999년 현대차 경영권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큰형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장자인 아들 정몽구 현대차 회장(현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자동차 기업을 넘겨 주기 위해 정세영 명예회장에게 자동차에서 손을 떼라고 통보했다. 형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지만 정 명예회장은 한마디 반박도 하지않고 아들 정몽규 회장과 함께 낯선 건설 분야인 현대산업개발로 넘어왔다.

자동차를 만들던 사람들이 건설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주변의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1999년 4월 현대산업개발 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본사와 150곳의 현장을 일일이 발로 뛰며 실태 파악에 나섰다. 70% 이상인 주택사업을 50%선으로 낮추는 대신 토목, 플랜트, 사회간접자본(SOC) 등 신규 사업을 확대했다.

단순 시공 수준이 아닌 어려운 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어 활로를 모색하며 현대산업개발을 건설업계 ‘톱5’ 반열에 올려놨다. 현대산업개발의 고급 브랜드로 꼽히는 2004년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는 정 회장의 첫 작품이다. 정 회장은 2001년 현대아파트 브랜드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며 현대그룹으로부터의 완전 독립을 선언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면세점 사업 진출, 사업 다각화 등 신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정 회장은 2015년 1월 용산역 현대아이파크몰을 통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선 건설업만 해오던 현대산업개발이 과연 자력으로 면세점 사업을 할 수 있겠느냐며 부정적인 반응들이 많았다. 하지만 정 회장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현대가’의 영원한 라이벌인 ‘삼성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손 잡고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해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HDC신라면세점은 2017년 1월 신규면세점중 최초로 영업이익을 올린 후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액 4조 11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매출액 2조 3004억원과 영업이익 1137억원을 거두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주회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분할을 거치는 지주사체제로 전환을 마무리해 HDC그룹으로 정식 출범했다. 지주사인 HDC는 투자사업 및 부동산임대사업부문을 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건설사업부문, PC콘크리트사업부문, 호텔 및 콘도사업부문을 맡는다. HDC그룹을 부동산 개발과 기획·시공·운영까지 아우르는 종합부동산·인프라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게 정몽규 회장의 목표라고 한다.

 

정몽규 회장은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 시절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러다가 1993년 현대자동차 부사장으로 울산 현대 사택에서 살았던 시절 이웃이었던 차범근 전 울산현대 축구단 감독과 인연을 시작으로 축구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1994년 울산현대 축구단의 구단주로 시작해 전북 현대 다이노스 구단주(1997년~1999년)를 거쳐 2000년 1월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를 맡는 등 프로축구단 현역 최장수 구단주다. 2011년 1월부터는 곽정환 전 프로축구연맹 총재의 뒤를 이어 연맹 수장을 맡았으며 2013년에 제 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했다.

정몽규 회장은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전 집행위원회) 위원 선거에서 당선돼 집행부에 입성했다. 국제축구연맹 평의회는 세계 축구계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조직이다. 지난 7월 축구 발전을 위해 40억 원을 지원했으며 이는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 감독을 영입하는 데 쓰였다. 하지만 현대가의 사람인데다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의 사촌이기 때문에 축구판을 현대가에서 독식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몽규 회장 가계도

정 회장은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박영자씨의 1남2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용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성두 전 대한화재보험 사장의 딸인 김나영(53)씨와 결혼해 슬하에 3남을 뒀다. 정 회장의 큰 누나 정숙영(60)씨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 노경수(65)씨와 혼인했다. 노씨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국제정치 전문가다. 정 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49)씨는 섬유생산업체 김석성 전 전방 회장의 1남 4녀중 막내인 김종엽(50)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재벌가인 만큼 가계도 또한 복잡하다.

이번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로 전체 재계 순위가 33위에서 17위로 급상승 하게 되었다. 현대가의 항공산업 도전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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