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구단이 한돌 AI와의 대결에서 이겼다.
이세돌 VS 한돌 대국은 최근 은퇴를 선언한 이세돌 9단측이 고별전 대상으로 인간이 아닌 AI를 지목, 마침내 국내 최고 성능의 AI인 ‘한돌’과 대결이 성사됐다.
이세돌 구단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대국에서 AI를 상대로 오후 2시 23분쯤 승리를 거뒀다. 이날 상황은 계속 한돌 AI가 이끌어가다가 오후 2시 5분쯤 한돌이 갑자기 ‘악수’를 두면서 급격하게 경기가 이세돌 구단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결국 불계승으로 이겼다. 불계승(不計勝)은 바둑에서, 계가를 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상대가 기권을 했을 경우에 이루어진다. 기권한 상대방은 불계패(不計敗)가 된다.
이날 대국은 AI와의 실력 차이를 고려해서 ‘치수 고치기’ 대국을 했다. 이는 실력이 약한 쪽이 바둑을 두기 전에 미리 바둑판 위에 깔아놓는 돌의 수가 치수다. 이세돌 구단은 인공지능과 3번기 ‘치수 고치기’ 대국을 하기로 했다. 치수 고치기는 ‘두 대국자 사이의 기력 차이를 조정하기 위해 두는 바둑’으로, 대국 결과에 따라 정해진 규칙에 의해 치수를 조정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치수 고치기는 인공지능 '한돌'의 우세를 인정하고 이세돌 9단이 두 점을 먼저 깐 상태에서 대국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이세돌 9단이 제1국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내일 열리는 제2국은 미리 집을 깔지 않고 두는 호선으로 진행된다. 경기를 본 네티즌들은 역시 이세돌이라며 은퇴하지 말라고 아쉬워 하고 있다. 그리고 구글의 알파고와 비교하며 아직까지 국내 AI의 힌계를 보여준 것 이라며 비꼬는 의견도 있었다.
1983년 전남 신안군에서 출생한 이세돌은 올해 나이 만36세다 1995년 12세에 프로가 된 이후, 조훈현과 이창호에 이어 세계 바둑 최강의 계보를 이어간 전설적인 프로 바둑 기사다. 2000년 32연승을 기록한데 이어 2002년에는 프로 3단으로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이창호가 세운 최저단(5단) 세계대회 제패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세돌은 지난 2006년 약 1년간 사귀었던 당시 입시학원 강사인 동갑내기 김현진(만36세)씨와 결혼했다. 이세돌-김현진 커플은 회식 자리에서 우연히 합석했다가 연락처를 주고받았고, 이후 결혼을 전제로 사귀게 됐다고 한다. 이세돌 9단은 인터뷰에서 "교제한지 6개월 만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006년에는 두 사람 모두 23세의 어린 나이였다.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와 대결에서 네 번째 게임을 이기면서 인공지능인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유일한 인간으로 남았다. 이후 각종 CF등 전성기를 누렸다.
이세돌 9단에 맞설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다. 올해 1월 신민준·이동훈·김지석·박정환·신진서 9단과의 릴레이 대국인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를 펼쳐 전승을 기록했고 8월에는 세계 AI 바둑대회인 ‘2019 중신증권배 세계 인공지능 바둑대회’에 첫 출전, 3위 수상의 쾌거를 이룬 바 있다. 이세돌은 제1국 승리로 기본 대국료 1억5천만원과 승리 수당 5천만원 등 2억원의 상금을 챙겼다. 19일, 21일 2, 3국이 치러진다. 이세돌 9단의 지금까지 총 누적 상금은 100억대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18일 오후 방송되는 SBS 예능 프로그램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는 바둑계 풍운아 이세돌 9단이 출연해 은퇴 이유를 털어 놓았다. 방송 진행자 배우 이동욱은 이세돌 9단에게 “은퇴를 선언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이라고 물으며 토크를 시작했다. 이세돌 9단은 지난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만남이 결정적 계기였다며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