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국 양궁의 여제가 탄생했다. 비로 스무살 안산 이다.
앙궁 선수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양궁장에서 열린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의 도쿄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결선에서 세트스코어 5대5(28-28, 30-29, 27-28, 27-29, 28-27)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패는 슛오프에서 갈렸다. 안산이 우승했다. 안 산은 10점, 상대는 8점을 쐈다. 최종 스코어 6대5. 한국 하계올림픽 사상 첫 3관왕. 안산이 새 기록을 작성했다.
한편, 안산은 이번 도교 올림픽에서 각종 기록을 써 내려갔다. 그녀는 랭킹 라운드에서 72발 총합 680점을 기록했다. 올림픽신기록이다. 도쿄올림픽에서 첫 선을 보이는 혼성단체전 티켓도 거머쥐었다. 그는 김제덕과 짝을 이뤄 나선 혼성단체전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뒤이어 열린 여자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대미문의 9연패다. 여기에 한국 하계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대회 3관왕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런 대단한 안산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를 두고 불거진 때아닌 페미니즘 논쟁은 안산 선수의 짧은 머리 모양인 '숏컷(쇼트컷)'에서 시작됐다.
앞서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2관왕을 차지한 안산의 ‘숏컷’을 두고 일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페미(페미니스트)’라고 공격해 논란이 일었다. 안산은 SNS에서 숏컷을 유지하는 이유를 묻는 네티즌에게 “그게 편하니까”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남초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은 헤어스타일뿐 아니라 여대·광주광역시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페미’라며 안산을 공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숏컷하면 다 페미(페미니스트)임" "여자 숏컷은 걸러야 됨" "여대 출신 숏컷은 90% 이상 페미" 같은 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뒤덮었고, '웅앵웅' '오조오억' 등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어투를 쓴 게 페미니스트 증거라며 안 선수 SNS를 뒤져 공유하는 이들까지 생겼다. 급기야 일부 남성들은 대한양궁협회에 안산 선수 금메달을 반납받으란 항의까지 했다.
이번 논란을 보도한 주요 외신들은 겉모습이 페미니스트 판단 근거가 되고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이 큰 국내 분위기를 비판적으로 전했다. 프랑스24는 "짧은 머리를 선택한 건 페미니스트란 의미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이 안 선수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은 경제대국이자 기술강국이지만 여성 권리가 약한 남성 중심 사회"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카술리스 조 뉴욕타임스 서울지부 객원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헤어스타일이 아직도 특정 그룹 사이에서 논쟁거리일 정도로 반페미니즘 운동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로라 비커 BBC 한국 특파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공격은 자신들 이상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을 공격하는 소수 인원의 목소리"라며 "한국이 성평등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번 문제도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고 썼다. 그는 "어떤 이유인지 한국에서 페미니즘은 더러운 단어가 됐다"고도 지적했다.
한국 하계올림픽 첫 3관왕의 주인공인 안산은 금메달 3개로 단숨에 평가점수 270점을 확보했다. 안산은 도쿄올림픽에서만 금메달 3개를 따내 총 306점(270점+가산점 36점)의 평가점수를 얻었다. 경기력향상연구연금은 평가점수가 20점 이상인 선수에게 국제대회 종료일 다음 달부터 사망할 때까지 월정금 형태로 매달 지급된다. 올림픽 금메달은 매달 100만원, 은메달은 75만원, 동메달은 52만5천원이 지급된다.
다만 월정금은 100만원(110점)을 넘을 수 없어 나머지 점수는 일시금(올림픽 금메달 10점당 500만원)으로 받을 수 있다.이에 따라 안산은 매달 100만원에 2개의 금메달에 따른 나머지 평가점수(196점·10점당 500만원)를 산정해 일시금으로 9천500만원(초과점수 10점당 500만원)을 챙길 수 있다.
그리고 정부 포상금 이외에 대한양궁협회도 두둑한 포상금을 줄 예정이다. 양궁협회는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때 양궁 국가대표 선수와 코치진에게 총 25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당시 양궁협회는 개인전 우승 2억원, 단체전 우승 1억5천만원의 포상금을 줬다. 당시 기준을 적용하면 안산은 5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안산은 평생 매달 100만원의 월정금에 일시금으로 최소 7억5천여만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안산선수는 이 예상 금액보다 더 많은 포상금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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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양궁 | ‘세번째 금메달’ 목에 건 안산..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2021.07.30/MBC뉴스)
필자는 안산 선수의 개인전 결승 경기를 매우 긴장하면서 보았다. 마지막 화살 하나로 한국 하계올림픽 첫 3관왕이 된 안산 선수에게 갑자기 페미 논란이라니 정치권까지 이것으로 시끄러웠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데 이런 논란이나 만들고 싸우고 있는 것 자체가 국제 망신이고 너무 창피하다.
안산 선수에게 모두 잘했다고 칭찬을 해도 모자란 판국에 국가 대표 선수의 머리스타일이 무슨 문제라고 이렇게까지 난리를 피는지 모르겠다. 위대한 올림픽 업적을 세운 대한민국 양궁 선수들은 이런 말도 안되는 논란에 신경쓰지 말고 남은 남자 개인전 잘 마무리 하고 남녀 양궁대표팀 선수들 모두 자랑스럽고 당당한 모습으로 멋지게 귀국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