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신동’ 신유빈(17·대한항공)의 첫 번째 올림픽 도전이 아쉽게 막을 내렸다.
신유빈은 3일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 최효주(23·삼성생명)와 함께 팀을 꾸려 나선 여자 탁구 단체전 8강전에서 한잉(38), 산샤오나(38), 페트리사 솔자(27)가 나선 독일에 2-3으로 밀려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신유빈은 전지희와 짝을 이뤄 나선 1복식서 세트스코아 3-2(9-11 11-8 6-11 11-6 11-3)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승부처였던 4단식서 '수비 탁구의 귀재' 한잉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써 신유빈은 첫 올림픽에서 노메달을 기록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게 됐다.
신유빈은 여자 탁구에 혜성처럼 등장한 기대주다. 2004년생 '17세 탁구신동' 신유빈은 지난 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언니들을 모두 제치고 당당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수원 청명중 졸업 직후인 지난해 고등학교 진학 대신 실업팀 대한항공 입단을 택했던 신유빈은 코로나로 세상이 멈춰선 지난 1년간 탁구도, 몸도. 마음도 폭풍성장했다. 최연소 국가대표(만 14세 11개월 16일), 최연소 종합선수권 결승행, 최연소 실업행, '최연소의 아이콘' 신유빈이 이번에도 만 17세, 최연소로 도쿄올림픽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될성부른 유빈이는 떡잎부터 남달랐네✨ | 무한도전⏱오분순삭 MBC140315방송
어린 시절부터 ‘탁구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녀는 어린시절 무한도전에 출연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국가대표가 된 신유빈은 지난 3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 대회 여자 복식서 전지희와 짝을 이뤄 여자 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이번 도쿄 올림픽 참가를 위해 코로나 위험을 막기 위해 일본 공항에 방호복 까지 입고 첫 올림픽 참가를 위해 노력을 했던 세계랭킹 85위 신유빈에게 세계의 벽은 높았다. 무엇보다 17세의 어린 나이에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주는 중압감을 극복해내지 못했다.
신유빈은 지난달 25일 열린 여자 단식 2회전에서 자신과 나이차이가 무려 41살이나 나는 58세의 베테랑 니시아리안(룩셈부르크)에 극적인 4-3(2-11 19-17 5-11 11-7 11-8 8-11 11-5) 역전승을 거두고 3회전에 올랐다. 하지만 3회전(32강)에서 두호이켐(홍콩)에 세트스코어 2-4(10-12 5-11 11-8 11-8 4-11 6-11)로 패하며 단식 도전을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신유빈은 확실한 보완점을 발견했다.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아직 경기를 풀어나가는 운영 능력이나 경험에서 한계를 보였다. 또한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파워도 좀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에서 쌓은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3년 뒤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신유빈은 아직 어리다. 3년 뒤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 그의 나이는 불과 20세에 불과하다.
한편 신유빈과 함께 단체전에 출전한 전지희 최효주도 중국 출신 귀화 선수다. 전지희 선수는 중국 랑팡 출신으로 중국 청소년 국가대표를 지냈지만 성인 국가대표 발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008년 김형석 감독의 권유로 국내에 왔고, 2011년 귀화했다. 전지희는 중국에선 티엔민웨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 대표로 활약한 바 있지만 성인 국가대표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이에 탁구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 이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며 국가대표의 꿈을 달성했다. 하지만 첫 올림픽 무대는 그녀에게 포디움(시상대)을 허락하지 않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나선 전지희는 단식 16강 탈락, 단체전 8강 탈락의 성적으로 고배를 마셨다.
전지희는 왼손 셰이크핸드를 쓰는 공격형 선수다. 그녀는 5년 전 리우에서는 양하은, 서효원과 호흡을 맞췄다. 전지희는 “오늘 아침에도 하은이와 통화했다. 내게 힘을 실어주고 여러 조언을 해줬다”면서 “그때 (맏언니로 뛴) 효원 언니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제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귀화 왼손 에이스' 최효주 역시 생애 첫 올림픽의 기회를 잡았다. 2011년 한국에 온 지 무려 10년만에 올림픽의 꿈을 이뤘다. 최효주는 올해나이 23세로 2011년 삼성생명 최영일 감독 눈에 띄어 중국 칭다오에서 건너온 뒤 2013년 11월 귀화했다.
한편 전지희는 이번 올림픽 기간 뜻밖에 중국 네티즌과 설전으로 더 유명해졌다. 그는 지난달 28일 여자단식 8강에서 세계 2위 이토 미마(일본)에게 졌다. 이후 중국 네티즌은 탁구 얘기가 아니라 전지희의 성형수술 얘기를 꺼내들었고, 웨이보 검색어 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중국에서 국가대표 경쟁이 치열해지자 한국으로 갔다더니 성형하러 간 것이냐’는 얘기와 더불어 전지희의 과거 사진을 꺼내드는 등 인신공격성 내용도 보였다.
그러나 전지희는 웨이보 중국 계정을 통해 “쌍꺼풀 수술을 한국 돈 77만원을 주고 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쳐 눈길을 끌었다. 이 얘기에 전지희는 “별 마음이 없었다. 그냥 (중국) 사람들이 내게 관심을 보여서 깜짝 놀랐다”며 “탁구엔 관심이 없는 것 같고 내 쌍꺼풀에 더 관심이 있더라. 나도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고 웃었다.
전지희는 단체전 4강행이 좌절된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에이스이자 맏언니 전지희는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전지희는 "마음이 무겁다. 리우대회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됐다. 8강에서 멈췄다. 꼭 준결승 경기를 하고 싶었는데. 중국과 해보고 싶었는데 아깝다. 우리 선수들은 더 큰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지금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1992년생인 전지희는 한국 나이로 서른이다. 3년 뒤 파리 대회에서 재도전할 수 있으나 스스로 전성기 나이에 올림픽 시상대에 서고 싶었기에 더욱더 아쉬운 마음이었다. 그는 “이제 나이도 있고, 파리 대회까지 관리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이라며 “동생들이 있어서 안 울어야 하는데 계속 눈물이…”라고 울먹였다. 하지만 전지희는 “(신)유빈이도 이번 대회에 너무 잘 했다. 그는 이제 올림픽이 처음인데 한 단계를 넘어서면 더 좋아질 것”이라며 단체전에 함께 나선 신유빈, 최효주 두 동생을 챙겼다.
한국 여자 탁구대표팀이 3시간을 넘긴 대혈투 끝에 유럽 강호 독일에 무너졌다. 5년전 리우대회와 똑같이 8강에서 도전을 멈췄다. 이로써 한국 여자 탁구는 '메달 0개'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은 남녀 통틀어 올림픽 4개 대회 연속 개인전 노메달에 그쳤다. 개인전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8강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의 단체전 마지막 올림픽 메달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획득한 동메달이었다.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13년 만에 단체전 메달을 꾀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걸음을 멈춰 2024년 파리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아쉬운 역전패…"언니들한테 너무 미안해요" 신유빈 눈물 (2021.08.03/뉴스데스크/MBC)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 막내 신유빈은 단체전 8강 탈락 후 경기 뒤 인터뷰에서 눈물을 떨궜다. "첫 올림픽을 통해 (선수로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단체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4게임) 단식을 이겨서 끊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언니들한테 너무 미안하다"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이어 "(올림픽이라 해서) 크게 다르다고 느낀 건 없었다. 다만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거니까 더 큰 책임감을 느낀 건 있었다. 마지막에 져서 너무 아쉽다. 코치님이랑 응원해 주신 분들이 많은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